하락장에서 기약없이 팔리지 않고 있는 집을 보고 있으면 초조하고 불안합니다.
얼마전 금리 상승기 거래가 정말 없을 때 집을 팔며 느낀 점들은 정리해봤는데, 집이 빨리 팔리지 않아 걱정하고 있는 분들께 분명 도움이 될 것입니다.
오늘은 하락장에서 집 빨리 파는법 7가지와 개인적인 생각, 팁을 모두 공유합니다.
목차
하락장에서 집 빨리 파는법 7가지
저는 2023년 상반기, 역사적으로 부동산 거래가 적을 때 집을 팔았습니다.
집 팔기 좋은 시기가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사정이 있어서 어쩔 수 없었는데, 이 과정에서 느낀 점이 많아 정리해봅니다.
크게 부동산에 집을 내놓기 전과 후로 나누어 정리했으나 모두 이어지는 내용이니 순서대로 차근차근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집을 내놓기 전에
집을 내놓기 전에는 받고 싶은 가격, 부동산에 내놓을 가격(호가) 그리고 어떤 부동산에 집을 내놓을지 정해야 합니다.
가격은 어떻게 결정하면 좋을까
일단 집을 팔기로 결심했다면 호가보다 내가 이만큼은 꼭 받아야겠다 결정하는 것이 우선이고 다음으로 부동산에 내놓을 호가도 결정해야 하면 됩니다.
매도자 입장에서는 당연히 많이 받을수록 좋지만 시세를 따라가야 하고, 시세보다 저렴하거나 물건이 월등히 좋다고 느껴질 때만 매매가 됩니다.
중요한 부분인데 매도자 입장에서는 알면서도 잘 안되기 때문에 집이 빨리 나가지 않는 것입니다.
일단 실거래가 확인을 해보고, 여러 사이트(네이버 부동산 등)에 올라온 호가(가격, 층수, 동 등을 비교)도 살펴봅니다.
그리고 부동산에 방문하거나 연락하여 최근에 실거래 되었지만 등록은 안된 매물들이 있는지도 파악해 봅니다.
하락장에서 네이버 부동산에 등록된 호가는 진짜가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다는 점을 기억하십시오.
시장이 좋지 않을 때는 부동산에 내놓은 호가보다 더 저렴하게 팔 생각이 있는 매도자가 대부분입니다.
예를 들어, 네이버 부동산에 3억에 올라와 있는 집이 있다면 그 집 주인은 실제로 2억 7억에도 팔 마음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관심있는 사람이 생기면 조금 더 깎아줄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상태나 가격적으로 비교 우위에 있는 집이 아니라면 이도 저도 아닌 집이 될 수도 있으니 유의해야 합니다.
매수자 입장에서 생각하자
집 빨리 파는법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입니다.
매수자는 앞으로 이 집에 돈을 (많이)쓰게 될 사람입니다.
인테리어가 안되어 있거나 수리를 해야 하는 집이라면 특히 그렇습니다.
요즘 인테리어 비용이 크게 올랐는데, 조금만 건들어도 백단위, 천단위는 우습게 들어가기도 합니다.
매도자는 이 부분을 어느정도 감안해서 가격을 결정해야 합니다.
다른 집보다 상태가 안 좋아 수리비가 여기저기 들것 같다면 적어도 그만큼은 다른 집보다 저렴해야 매수자 입장에서는 마음이 움직이지 않을까요?
다른 집과 비슷한 가격인데 수리할 게 많은 집이라면 매수자 입장에서는 굳이 선택할 이유가 없을 것입니다(층수나 위치 등 바꿀 수 없는 가치도 중요하긴 하지만 그럼에도 저렴하다는 느낌이 들어야 빨리 팔립니다).
집을 내놓을 때 대게 최근 실거래가에 맞춰서 집을 내놓거나 우리집이 더 나은 층, 방향이라 생각해 몇 천씩 더 높은 가격에 올리기도 합니다.
누가봐도 그럴 수 있고 어쩌면 당연한 결정입니다.
하지만 하락장에서는 특히 매수자도 저렴하게 샀다는 느낌이 들어야 됩니다.
가격을 결정할 때 매수자도 남는 게 있겠다는 느낌이 들어야 한다는 점 잊지 마십시오.
매수자 입장에서 ‘이정도면 괜찮은데?’ 싶은 생각이 드는 가격이라면 하락장에서도 부동산에서 집 보겠다고 연락이 끊이지 않고, 집도 빨리 팔립니다.
집이 안 팔린다면, 나라면 이런 상황에서 이 가격에 다른 집 두고 이 집을 살 것 같은지 스스로 반문해보십시오.
여러 부동산에 내놓을 필요는 없다
개인적으로는 여러 부동산에 집을 내놓는 것이 얼마나 의미가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일단 가격을 결정하기 전에 인근 여러 부동산(단지 내 부동산 필수)에 연락 또는 방문을 하고 상담을 받을 텐데, 이 때 집을 내놓을 부동산 후보를 추려봅니다.
블로그나 홈페이지로 물건 홍보를 열심히 하는 곳이라면 내 물건도 열심히 팔아줄 확률이 높으니 한 번씩 검색도 해보십시오.
저는 단지 내 부동산 포함 인근 5~6개 부동산에 집을 내놨는데, 사람을 데리고 오는 곳에서만 데리고 오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리고 인근 비슷한 가격대의 아파트에 있는 부동산에도 물건을 내놓았는데 거래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몇 번 손님을 데리고 오기도 했습니다.
단지 내에서 항상 손님이 많은 부동산이 분명 있을 것입니다.
단지 내 부동산과 손님이 많은 부동산에는 반드시 집을 내놓아야 하는 것은 맞는데, 다른 곳에서 말하는 것처럼 수십 곳에 집을 내놓는 것은 불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참고로 여러 곳에 집을 내놓으면 호가를 낮추거나 올릴 때 모두 연락을 해줘야 하는 등 번거로운 부분도 있습니다).
집을 내놓은 후에
부동산에 집을 내놓으면 끝이 아니죠.
이제 집을 보러 사람들이 드나들 텐데 집을 빨리 팔기 위해서는 해야 할 일이 많습니다.
이 과정이 예상보다 길 수도 있고, 사람을 지치게 만들 수 있으니 집도 마음도 잘 준비해 두어야 합니다.
연락을 놓치지 말라
집을 내놓은 순간부터 모르는 번호에서 전화가 오더라도 웬만하면 받는 것이 좋습니다.
부동산 번호를 저장해 두어도 직원이 전화를 할 수도 있고 번호가 많을 수 있기 때문에 모두 받으십시오.
한 번이라도 집을 더 보여줘야 집이 빨릴 확률도 올라갑니다.
그리고 방문 약속은 가능한 빠른 시일 내, 주말을 넘기지 말고 잡으십시오.
사람 마음이 바뀌는 것은 순간입니다.
집을 치워라
집을 보러 오겠다는 연락을 받았을 때 즉시 집 정리를 할 수 있지 않다면, 집은 항시 정리된 상태를 유지해야 합니다.
매수자도 사람이고 사람 사는 거 다 똑같다 생각할 수 있지만, 그래서 깨끗한 집은 더 좋은 인상을 받고 기억에 남습니다.
기본적인 청소, 정리는 물론이고,
- 싱크대(설거지)
- 화장실(특히 배수구)
- 쓰레기(분리수거)
와 같이 위생과 관련이 있는 것은 특히 정리를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집에서는 좋은 냄새가 나도록 제품을 이용하는 것도 좋겠지만, 그보다 환기는 꼭 해주어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마십시오.
볕이 드는 시간이라도 커튼은 열고, 조명은 다 켜서 조금이라도 밝아 보이게 해야 합니다.
계절에 따라 창문을 여닫거나 난방, 에어컨으로 집안이 쾌적하게 느끼도록 해야 합니다.
또한, 짐이 적으면 집이 넓어 보일 수 있으니 어차피 버릴 가구나 물건은 미리 정리를 하십시오.
인테리어도 좋지만 주인이 신경 쓰고 있는 집, 관리가 되고 있는 집이라는 느낌이 드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인테리어가 되어 있지 않아도 팔릴 집은 팔립니다.
원치 않는 인테리어가 되어 있는데 비싼 집보다 차라리 아무것도 안되어 있고 저렴한 집을 선호하는 매수자도 많습니다.
제가 매도한 집도 인테리어가 안 된 10년된 집이었는데, 집을 내놓은 후에는 항시 청결한 상태로 유지했고 오래됐을지언정 지저분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도록 신경 썼습니다.
큰 돈 들어가는 것, 철거가 어려운 벽지, 장판 등을 집을 팔겠다고 굳이 비싼 돈주고 수리할 필요는 없습니다.
차라리 그만큼 더 저렴하게 내놓는 것이 훨씬 좋습니다.
예상 질문에 대한 답변을 준비하자
난방 방식이나 관리비 수준 등 웬만한 질문에는 부동산에서 답을 할 것입니다.
하지만 거주자만 알 수 있는 집의 특징, 예를 들어 소음, 고장난곳, 집의 장점, 단점, 인터폰, 보일러 상태, 누수 여부 등은 예상되는 질문을 생각해보고 미리 대답을 준비해 두십시오.
매수자 입장에서 집을 보고 궁금해할만한 것들이 뭐가 있을지 충분히 생각해봐야 합니다.
이게 왜 중요하냐면,
매수자 입장에서는 큰 돈을 내고 집을 사는데 집을 많아야 두어번 보고 결정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궁금한 점에 대해 속 시원하게 답변을 듣지 못한다면 그 집은 조금 더 망설이게 되겠죠.
특히 추후에 계약을 하게 되었을 때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이나 수리나 교체에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부분이 있다면, 명쾌하게 대답할 수 있도록(거짓은 없되 매수자가 걱정하지 않도록) 답변을 미리 생각해 두십시오.
만약 매수자 입장에서 신경 쓰일만한 부분이 있다면, 해당 부분에서 네고를 해준다는 방식으로 대응하는 것도 괜찮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가격이다
앞서 말한 것들도 집 빨리 파는법에 해당하고, 도움은 되겠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가격입니다.
결국 싸면 팔립니다.
비싸게 내놓은 건지 싸게 내놓은 건지 모두 아는데, 매도자 본인만 잘 모르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부동산은 싸게 사서 싸게 팔아야 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말처럼 쉽지는 않지만, 그만큼 싸게 파는 것이 중요하다는 겁니다.
이것저것 계산했을 때 어차피 이득이라면 다른 집 대비 저렴하게 내놓고 빨리 처분하십시오.
다른 집 호가와 비슷하게 올려놓고 안 팔린다고 찔끔찔끔 가격을 내리면 집 보여주는데 에너지는 다 쓰고 집은 안 팔립니다(다른 집도 같이 호가를 내리니 우리집이 눈에 띄지 않습니다).
제가 딱 이랬는데, 처음부터 확 저렴하게 내놨으면 시간을 아꼈겠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손해를 보고 파는 상황이라면 싸게 내놓는 것이 더 어렵겠지만, 집 빨리 파는법에서 가격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는 점 다시 한 번 강조합니다.
부동산에 끌려가지 말라
부동산의 목표는 어떤 집이든 거래를 빨리 성사시키고 수수료를 받는 것입니다.
그러니 거래가 잘 될 (저렴한)가격에 집을 내놓는 매도자가 최고겠죠.
매도자가 더 비싸게 집을 파는 것에는 당연히 관심이 없습니다.
우리집이 잘 나갈 것 같거나 부동산 입장에서 어렵지 않게 팔 수 있을 것 같다고 판단되면 우리집을 열심히 홍보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우리집이 다른 집의 들러리가 될 수도 있습니다(갑자기 연락 와서 당장 집을 보겠다고 하면 대부분은 이 경우인 것 같습니다. 정말 집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대부분 집을 꼭 볼 수 있도록 여유를 두고 시간 약속을 잡습니다).
저도 실제로 중간에서 장난을 치는 부동산도 많고, 가격을 후려치려는 부동산도 봤습니다.
다녀간 사람은 문의하지도 않았는데 손님 핑계로 얼마까지 깎아줄 건지 떠보는 경우는 흔했고, 다른 매물의 비교대상으로 우리집에 괜히 와서 보여준다는 느낌이 들 때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사람을 자꾸 데려오면서 지치게 만들어 가격을 내리게 하려는 느낌이 드는 곳도 있었습니다.
집을 내놓으면 여러 번 사람들이 드나드는데 그럼에도 집이 팔리지 않고 시간만 가면, 사람이 지치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이럴 때 푸시가 들어오거나 가격 조정을 요구하면 의도치 않게 가격을 낮추거나 끌려갈 수 있습니다.
(대부분 그렇게 하겠지만) 최저 가격 기준은 생각해 놓고, 무슨 일이 있어도 이 기준이 무너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좋은 부동산 사장님도 많겠지만, 그렇지 않은 곳도 많으니 항상 주의를 기울이십시오.
아무리 하락장이라도 잔금을 치르기 전에는 내 집, 내 재산이라는 점을 잊지 말고 끌려가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끝으로 집 빨리 파는 방법을 찾아보면 부동산 수수료를 더 주는 것에 대해 항상 언급됩니다.
저의 경우 굳이 그렇게 하지는 않았습니다.
한 곳에서 특히 손님을 많이 데리고 왔고 결국 그 집에서 거래를 성사시켰는데, 중간중간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있어서 굳이 더 주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하락장에 어차피 거래도 적으면 부동산에서는 물건 가리지 않고 거래를 성사시켜야 되는 입장이니 굳이 웃돈까지 더 주지 않아도 될 것 같다 판단했습니다.
매수자가 보기에 ‘적당한 가격’이 아니라면, 수수료만 더 준다고 팔리지도 않을 것 같고요.
저는 3개월 정도 집을 보러 사람들이 드나들었는데, 부동산 수수료를 더 줬다면 빨리 팔렸을까 종종 생각해보지만 다음에도 하락장에 집을 판다면 굳이 그러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한가지 더, 중개비는 계약금을 받을 계좌번호를 전달하기 전에 합의를 했습니다.
정해진 수수료보다 많이 줄 거 아니면 굳이 계약하겠다는 사람도 없는데 중개비(대부분 깎으려고 하겠죠) 협의를 미리 할 필요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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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며
오늘은 집 빨리 파는법을 정리해보았습니다.
경험이 많지 않아 3~4개월 간 많은 에너지를 쏟았는데, 지금 생각하면 왜 그랬을까 싶기도 하네요.
하락장에서 집 파는 일이 쉽지는 않지만, 조금만 신경 쓰면 원하는 결과를 분명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 소개 드린 방법이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